이번 9회 알쓸인잡은 총정리 편이었지만 동시에 마지막 방송이었다. 첫 방송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 데 벌서 막방이라니 아쉬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평소와 같이 한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 아닌 미방송분과 시청자들 질문 등 여태 방송들을 총정리하는 방송이었다.
우선 앞서서 항상 중간에 깨알 같은 재미와 풍부한 지식을 선보이던 소설가 김영하가 일정이 있어서 참석하지 못함을 알리면서 방송이 시작되었다. 마지막 방송인데 완전체가 아닌 점이 매우 아쉬웠다. 또한 마지막 방송의 장소는 영화감독 장항준의 아내이자 우리가 너무도 잘 알고 있고 작가 김은희의 작업실에서 진행되었다.
첫 번째는 시청자들의 설문을 통한 질문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각각의 여태 방송을 통해 말했던 여러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 중 1위를 정하는 것이었다. 누가 맞춘 것도 아닌데 모두 1위로 꼽은 인물들이 우리가 사랑하는 인간이라는 주제에서 소개되었던 인문들이라는 것이 신기했다.
그다음은 방송을 통해서 미처 다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불안해소법, 삶의 원동력, 자아란 무엇인가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부분을 몇 가지 이야기해 보겠다. 첫 번째는 영화감독 장항준의 삶의 원동력에 관한 이야기였다. 장항준 감독은 돈이 입금되는 소리가 본인의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설가 김영하의 말이 인상 깊었다.
소설가 김영하는 돈은 문화예술인이 받는 대중의 사랑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돈을 내려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일하는 것이 힘들까?라고 할 때 우리는 싫어하는 일을 하면 돈을 벌고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돈을 낸다. 장항준 감독이 돈을 많이 벌어서 기분이 좋다는 것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한 돈에는 여러 의미가 있어 충분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어떻게 보면 돈을 버는 게 좋다고 말하면 세속적이라고 지나칠 수 있는데 그것에 관한 깊은 의미를 이야기해 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들 중 가족을 잃은 친구에게 어떻게 위로해야 될까라는 질문에 법의학자 이호의 답변이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시간차를 두고 겪는 일인데 당장 큰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항상 고민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은 병문안이나 조문을 갔을 때 어떠한 말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말자는 것이다. 어떠한 말로 위로가 안되니 그 사람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열심히 도울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침묵하는 것이 때로는 최선의 애도라는 말을 덧붙였다. 나 또한 이 질문에 대해 참 어렵다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큰 슬픔에 빠진 사람에게 감히 내가 그 슬픔을 다 이해할 수 없을 텐데 불구하고 위로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 기억이 들었다. 그래서 법의학자 이호의 말이 더 공감이 되었던 것 같다.
확실히 총정리 편이라서 그런지 기존에 한 가지 주제로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1시간 30분 동안 다양한 주제와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냈던 방송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첫회에서 나는 어떠한 인간인가에 대해서 미처 정의 내리지 못했던 물리학자 김상욱과 법의학자 이호의 '나'의 정의에 대해서 나왔다.
우선 물리학자 김상욱의 '나'의 정의는 날마다 조금씩 진화하기를 바라고 파인만을 사랑하며 선을 넘기를 원하며 현대 미술을 좋아하고 독재를 미워하고 시를 사랑하는 인간이라고 말했다. 이 문장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모두 알쓸인잡을 통해서 물리학자 김상욱이 정리했던 인물들이었다. 그리고 짧은 문장으로서도 이야기했는데 바로 나는 공부하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다음 법의학자 이호는 이번의 계기로 인간을 바라보는 스스로의 시각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의 정의로 따뜻하고 싶은 인간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다른 출연진의 '나'의 정의가 소개되었고 이를 통해서 정말 마지막 방송이구나라는 것을 더 채감하게 되었던 것 같다. 사실 저번주에 이번 방송이 마지막화라는 것을 내포하고 있어서 설마 아니겠지라고 얼버부리며 넘겼었는데 정말 마지막화였다니. 유일하게 챙겨보았던 프로그램이었는데 아쉬움이 강하게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생각보다 너무 짧았다고 강력히 주장할 수 있다. 알쓸시리즈는 항상 몰랐던 이야기를 새로운 방면으로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들의 여러 가지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쉬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알쓸인잡은 출연진 모두가 각각의 이야기들과 더불어 서로 조화롭게 이야기를 이끌어가서 더 시선이 가고 빠져들게 되었던 것 같다. 더불어 물리학자 김상욱과 소설가 김영하의 티키타카도 알쓸인잡의 재미 중 하나였다. 다음 주부터는 알쓸인잡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매우 아쉽울 따름이다. 그래도 아직 보지 못한 회차와 더불어 첫회부터 정주행 할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겠다. 또한 방송마지막에 다음에 또 보자고 코멘트가 나왔으니 어서 빨리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려야겠다는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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